♧...참, 조용한 혁명

나무 한 그루

김욱진 2016. 11. 9. 19:41

          나무 한 그루

 

  

방사선 치료 받은

암환자처럼 푹 퍼져 누워 있다

먹구름과 동거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나무는 시름시름 말라들기 시작했다

한 그루 햇살도 홀쭉해졌다  

간간이 바람 와서 

팔다리 주물러주고 갔다

노래 부주하고 떠난

새들의 발자국 밟으며

나,

무로 돌아가는 밤

별들, 눈꺼풀 무거워질 무렵이면

어느 새

한 발은 저곳을 디디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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