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친정 엄마/고혜정

김욱진 2017. 10. 7. 18:51

                친정 엄마

                 고혜정

 

 

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힘들 때 왜 날 낳았냐고 원망해서 미안해.

엄마 새끼보다 내 새끼가 더 예쁘다고 말해서 미안해.

언제나 외롭게 해서 미안해.

늘 나 힘든 것만 말해서 미안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 자주 못 보여줘서 미안해.

늘 내가 먼저 전화 끊어서 미안해.

친정에 가서도 엄마랑 안 자고 남편이랑 자서 미안해.

엄마의 허리 디스크를 보고만 있어서 미안해.

괜찮다는 엄마 말 100퍼센트 믿어서 미안해.

엄마한테 곱게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잘나서 행복한 줄 알아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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