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망울 하나 낳아놓고
우영규
밭둑가 덩그런 컨테이너 지붕에
모여 우는,
미간만큼 열린 창틀 사이에
오종종 모여 우는,
치마 끝에 젖어들어
위태로운 여인을 대뜸 꺼내놓으려나
그 겹겹의 속내를
맨 허벅지처럼 꺼내놓으려나
가지 끝에 기어이 망울 하나 낳아놓고
겨우내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던,
왜 우느냐고 물어도 설명하지 못하는,
주름치마 성글게 고쳐 입은
여인의 텅 빈 눈 속으로 젖어들어
뚝뚝, 서럽게
서럽게 우는 봄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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