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밀봉 / 박숙이

김욱진 2019. 8. 15. 21:36

밀봉

박숙이

 

매실에 설탕을 넣어 밀봉한다

한 100일 동안은, 폭설 속에 꿈꾸듯 파묻혀

달콤히 지내라고,

새콤 달콤 풋 맛을 즐기라고,

적어도 100일 동안은 귀 닫고 눈 닫고 방해받지 않고

서로에게 밀도 있게 스며들라고

 

맛 들라고,

그렇게 딱 들어붙어 밤낮없이 정 쌓다보면

내외하던 고것들 진액이 안 생기고 별수 있나?

 

온몸이 홍야홍야 하고

청춘, 아 새그럽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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