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동별
문인수
얼마 전 TV에서 봤는데요, 평생 불면증을 안고 산 한 사내의 꼬리가 참 길었습니다. 그는 저녁에 가고 싶은 데가 있을 때까지 천천히 차를 몰고요, 이윽고 집에 가고 싶을 때까지 천천히 차를 몹니다. 새벽에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몰아넣을 때,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경비원을 보며 빙긋이, 막 운동하러 나서는 이웃 노부부와 마주치며 반갑게
웃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그만 교통사고로 죽어요.
와- 보세요, 저 별! 똥 누러 가는 속도로, 아닌 게 아니라 정말 똥끝이 타는 속도로 별 하나가 이제 그리 급하게 자러 간 겁니다. 그러나 곧, 그러니까 수억광년 후쯤엔 또 반드시 제자리, 제정신으로 돌아와 반짝, 반짝이겠지요.
좀 더 행복해질 때까지, 그는 다시 그렇게 자꾸 웃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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