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
비슬산 참꽃 시화전
참꽃을 따 먹어 본 사람들은 다 왔더라
시는 뒷전이고 행간으로 막 터져 오르는 꽃숭어리
눈요기하듯 그림만 힐끗
참, 참꽃 그림 기막히게 잘 그렸더라
풍문으로 들었소
참꽃은 오가는 길을 막고, 기를 막고
그림처럼 기막히게 피려고 몸부림치더라
몸부림치더라, 는 소문마저
소쩍이는 소쩍소쩍 울음으로 전하더라
그 울음, 고불고불 고개 넘을 적마다
하늘다람쥐는 땅 짚고 오도카니 서서
입맛만 쪽쪽 다시더라
그게 다 시더라, 그림이더라
평생 방아 찧고 살아온 방아깨비도 고개를 끄덕끄덕
허기진 벌 나비는 참꽃 술에 목축이더라
참꽃 전 부치는 포차 한 모퉁이서
딸꾹질하는 시인들 술잔에 푹 빠져
시는 그림의 떡이라고, 앵앵거리더라
봄바람 살몃 시 한 구절 애절히 읊고 가는 사이
기막힌 시들이 생기를 찾기 시작하더라, 참
꽃에 가려진 시가 그림 만나 바람피웠다는 뒷얘기도
참새들이 짹짹 다 물어 나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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