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백교문학상 수상시
종신형
조영민
고향집 노을은 양철지붕 위에서 부식되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잎사귀에서 요령 흔드는 소리가 들렸다 손금의 가지들이 너무 우거져 어머니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쇠창살 같은 나뭇가지의 손등을 만지자 달빛이 어둑했다 달은 몇 번의 탈옥이라도 결심한 듯 이마의 주름계곡을 따라 어지러웠지만 밖으로 나오진 못했다 그 누구도 학사모를 쓸 때까지 철문 깊숙이 숨은 달을 한 번도 면회 가보지 못했다
전생에 무슨 끔찍한 죄를 저질렀을까 이 저녁, 집행유예 동안 잠시 출감한 듯 내 곁에 앉아있는, 어미라는, 가족이라는 감옥에서 종신형을 살고 있는 어머니 아직도 잔여형기가 남았는지 푸석한 웃음과 갓 딴 옥수수 한 보따리를 싸주신다
<<조영민 시인 약력>>
*전남 장흥 출신
*삼육대 대학원. 서울예대 문창과 졸업
*산림문학상 수상
자료출처;시인회의
출처 : 함께하는 시인들 The Poet`s Garden
글쓴이 : 김지은 원글보기
메모 :
'♧...신춘문예,수상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2010년 제12회 [수주문학상] 수상작] (0) | 2011.01.02 |
---|---|
[스크랩] [2010 미당문학상 수상작]가을 저녁의 말/장석남 (0) | 2011.01.02 |
[스크랩] [2010 동서커피문학상]오희옥,조수일,김창희,김애란,조미희 (0) | 2011.01.02 |
[스크랩] 2010년 제 34회 [방송대문학상]수상시 - 유명순 (0) | 2011.01.02 |
[스크랩] [이상시문학상] 존 테일러의 구멍 난 자루 외 4편/ 송찬호 (0) | 2011.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