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전철 안에서

김욱진 2022. 4. 28. 13:09

전철 안에서

 

 

여든 살은 족히 된 할머니 한 분

꼬부랑 허리 지팡이 삼아

긴 동굴 속 걸어 들어와

무덤자리 찾은 듯

노약석에 기대서서

눈 감으신다

영정 사진 한 장

맞은 편 유리창에 걸렸다

한 송이 저승꽃 앞에서

일제히 고개 숙인 문상객들

떼무덤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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