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중요한 곳/안도현

김욱진 2011. 1. 22. 11:09

 

               중요한 곳

                                                       안도현

 

 

모악산 박남준 시인,

여름 밤 가끔 깨 활딱 벗고는

버들치들 헤엄치는 계곡 둠벙에 몸을 담근다고 합니다

그러면 물 속 버들치들이 허연 사타구니께로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도 아니고

세 마리도 아니고, 한꺼번에

검게 일렁이는 낯선 물풀 속에

잠이라도 청하자는 건지 슬금슬금 다가온다 합니다

다가와서는 가운데 중요한 곳을

톡톡, 건드리다가 입으로 물어보다가 한다는데,

정말이지 아픈 듯 간지러운 듯

마음에 수박 씨 박히는 듯 기분이 야릇하다는데,

마흔 중반 넘어 여태 장가도 안든

박남준 시인도 중요한 곳을 알기는 아나 봅니다

하기야 버들치들도 그곳이

중요한 곳 아니면 왜 궁금했겠어요

 

 

'♧...참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해 금산/이성복  (0) 2011.01.28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백석  (0) 2011.01.23
누워 흐르는 강/백우선  (0) 2011.01.18
개한테 배우다/복효근  (0) 2010.12.30
늙수그레한 공무원의 시원한 말/공광규  (0) 2010.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