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눈짓 / 이진흥

김욱진 2025. 3. 30. 12:54

눈짓

이진흥

 

신들의 대화가 눈짓*이라면 연인들의 대화도 눈짓이다.

입말은 거짓이 가능해도

눈으로는 속일 수 없어 연인들은 말하지 않고 눈을 맞춘다.

석가가 말없이 연꽃을 들어 보이자 가섭이 눈 맞추고 미소하지 않았던가.

꽃이 소리 없이 미소 지으면 어디선가 나비가 날아오고,

당신이 밤하늘 바라보면 별이 깜빡이는 게 그 까닭이다.

 

*휠덜린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