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오늘 하루/정일남

김욱진 2011. 3. 5. 06:43

오늘 하루 / 정일남


 


 

           사랑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미워하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슬픔이 말없이 발자국도 남기지 않고 떠날 때


 

           나는 그의 옷자락을 붙들지 못했다


 

           아름답다는 말 한 마디 남겨두고


 

           뒤돌아 보지도 않고 떠나는 시간들


 

           사노라면 모르는 사람과 만나 인사하고


 

           인생을 얘기하는 그런 복된 날도 있었다


 

           시간에 씻기운 무수한 추억들은 수시로 찾아온다


 

           오늘 내가 헛되이 베어 먹은 시간은


 

           어제 염한 무명시인이 희망을 걸고 꿈꾸던 오늘이다


 

           남에게 죄를 짓는 하루가 무섭다


 

           내 마음은 서산의 숲이 되어 붉어진다


 

           나는 또다른 슬픔을 선물로 받고


 

           슬픔만큼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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