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혀/송재학

김욱진 2011. 6. 14. 20:46

 

              

 

                송재학

 

 

 

 

입술 안쪽 유일한 짐승인 혀는

눈도 손발도 없이

온몸으로 꼼지락거리는데

그 몸 어딘가 꿈틀꿈틀 천 개의 활주로가 있다는데

그 많은 공지 위로 수생의 버짐꽃이 피고 진다는데

혓바닥 빌려 한켠에서 쟁기질한다는 이야기는 또 무어냐 

 

혓바닥에 자주 돋는 뾰족한 가시 울타리 잘라내고

단순해지자

내 입속에 혀가 있는 게 아니라

혀 아래 내가 기대어 쉰다는 느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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