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 종합병원
억새에 묻은 핏자국 누구의 염색체일까?
건강 검진 창구가 붐빈다
멀찌감치 격리 병동 눈치 보며
누드모델처럼 알몸으로 줄 서있는 새떼들
얼음판 위에서 몸무게를 달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하는 곳 어디냐며 묻는다
목포와 사지포 사이
방 둑에서 일제히 엑스레이 줌 잡아당긴다
왕버드나무 301호 둥지 아래
혼자 우두커니 서서
정밀검진 받는 재두루미 한 마리
입원비조차 한 푼 없는 눈빛이다
'환경호르몬 이상으로 온 불임증이니
산재보험 처리가 됩니다, 염려하지 마세요'
병문안 온 낮달도
응급 처방전 받아들고
늪 언저리 약방 찾아 헤맨다
(사람의 문학 2012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