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의자를 위한 저녁기도/정호승 낡은 의자를 위한 저녁기도 정호승 그동안 내가 앉아 있었던 의자들은 모두 나무가 되기를 더 이상 봄이 오지 않아도 의자마다 싱싱한 뿌리가 돋아 땅 속 깊이깊이 실뿌리를 내리기를 실뿌리에 매달린 눈물들은 모두 작은 미소가 되어 복사꽃처럼 환하게 땅속을 밝히기를 그동안 내가 살아오는 동안 .. ♧...참한詩 2010.12.04
달과 수숫대-貧/장석남 달과 수숫대 - 貧 장석남 막 이삭 패기 시작한 수숫대가 낮달을 마당 바깥 쪽으로 쓸어내고 있었다 아래쪽이 다 닳아진 달을 주워다 어디다 쓰나 생각한 다음날 조금 더 여물어진 달을 이번엔 洞口 개울물 한쪽에 잇대어 깁고 있었다 그러다가 맑디맑은 一生이 된 빈 수숫대를 본다 단 두 개의 서까래.. ♧...참한詩 2010.12.04
산정묘지1/조정권 산정묘지1 조 정 권 겨울 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 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얼어붙은 폭포의 단호한 침묵.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허옇게 얼어터진 계곡과 계곡 사이 바위와 바위의 결빙을 노래한다 간밤의 눈이 다 녹아버린 이른 아침. 山頂은 얼음을 그.. ♧...참한詩 201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