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의 기도손택수 나무는 종교가 없는데도 늘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여러 종교를 가져보았지만단 한번 기도다운 기도를 드린 적이 없다 풀잎은 풀잎인 채로, 구름은 구름인 채로,바람은 바람인 채로 이미 자신이 되어 있는데기도도 없이 기도가 되어 있는데 사람인 나는 내가 까마득하다가도 가도 닿을 수 없는 타향살이다 제자리걸음으로 천만리를 가는 별이여떠난 적도 없이 끝없이 떠나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바위여누가 세상 가장 먼 여행지를 자기 자신이라고 했던가 명소란 명소는 다 돌아다녀봤지만흔들리는 꽃 한송이 앞에도 당도한 적 없는 여행자 하여, 나는 다시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이 부끄러움이나마 잊지 않고 살게 해달라고 이생에 철들긴 일찌감치 글러먹었으니애써 철들지 않는 자의 아픔이나마 잊지 않게 해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