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의 이해
대구제일고 교사 김욱진
① 기원전 490년, 페르시아가 그리스를 침공하였을 때, 1만 명밖에 안 되는 그리스 군대는 마라톤 평야에서 10만이 넘는 페르시아 군대를 전멸시켰습니다. 페르시아의 침공을 훌륭히 막아냈다는 기쁜 소식을 조국에 전달하기 위하여 필리피데스라는 병사는 42.195km를 달려가 승전보를 외치고 그 자리에 쓰러져 죽었습니다. 목숨을 건 그의 역주(力走, 힘을 다하여 달림)는 근대올림픽의 마라톤 경기를 탄생시켰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전쟁에 이겼다는 하나의 정보를 전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42.195㎞를 달려가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대는 정보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정보사회를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것은 텔레비전, 전화, 컴퓨터, 인공위성이라는 정보 테크놀로지의 출현과 보급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 중에서 특히 컴퓨터는 우리 생활 깊숙이 뿌리 내려서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기계가 20세기를 상징했다면, 컴퓨터는 21세기를 상징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어쨌든 정보사회는 머나먼 미래의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모습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오늘은 정보사회가 과연 어떤 사회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봅시다.
② 정보사회만큼 그 성격과 전망에 대해 낙관과 비관의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문제도 드물 것입니다. 낙관론의 입장은, 산업 사회와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이 정보사회에 이르러 대부분 해소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낙관론의 바탕에는 정보사회가 자본주의적 산업 사회와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사회라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반면, 비관론은 정보사회가 결코 새로운 사회가 아니라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비관론자들은, 정보사회는 자본주의의 모순과 병폐를 그대로 안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처럼 정보사회에 대해 서로 다른 전망을 하는 근본적인 까닭은, 기술과 사회 구조의 관계를 보는 관점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낙관론자들―전환론자(transformist, 정보혁명에 의한 패러다임의 전환 논의)라고 합니다―은 과학 기술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술 혁신은 사회 변화의 원동력이라는 ‘기술 결정론’_01용어해설의 입장에 서 있습니다. 산업 사회를 가져온 산업 기술의 근간이 ‘인간의 근육’을 확대한 것이라면, 정보사회 도래의 일차적인 동인(動因, 원인이 되는 것)은 정보 기술인데, 이는 ‘인간의 두뇌’를 비약적으로 확장시킨 것으로, 인간의 의식, 가치관, 사회 제도 등을 근본적으로 변혁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보 기술의 발달과 함께 다가오는 정보사회는 기존의 산업 사회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에 의하면, 정보사회에서는 정보와 지식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되며, 정보와 지식을 다루는 산업이 경제의 중심이 되고, 정보와 지식을 다루는 지식 노동자들이 지배적 사회 계층을 구성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정보사회는 수직적 인간관계보다는 수평적 인간관계가 일반화되고, 핵가족, 대중 매체, 국민 국가와 같이 산업 사회를 지탱하던 제도가 약화되는 등 사회 조직의 원리도 바뀌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비관론자들―연속론자(continuist, 정보사회는 이미 기존의 사회관계의 연속이라는 논의)라고 합니다―은 과학 기술은 지배 세력의 도구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기술 발전의 의미는 사회 역사적 맥락에 의해 규정된다는 ‘기술 도구론’ 내지는 ‘사회 문화 결정론’의 입장에 서 있습니다. 그들은 정보 기술의 발명과 활용에 대자본의 힘이 작용하고 있으며 정보 기술은 결국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데 이바지할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들은, 아무리 기술이 고도화된다 해도 그 기술이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속도는 매우 더디며 실제로 기술의 수혜(受惠, 혜택을 받는 일) 대상도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우선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춥니다. 한마디로 비관론자들은 정보 기술의 혁명성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 기술로 사회 구조의 변혁을 기대하는 것은 허구이며, 오히려 사회 구조의 본질은 근본적인 측면에서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도 정보 기술이 가져오는 변화를 과소평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가 새로운 시대 규정이 필요할 만큼 포괄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정보 기술의 개발은 기본적으로 자본의 논리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정보 기술의 발달로 인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거기에서 자본의 세력이 우세하게 되어 자본주의적 사회관계는 오히려 강화된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정보사회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근본적으로 해결한 이후의, 새로운 사회가 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③ 경제적인 측면에서, 낙관론자들은 정보 기술의 발달이 시장 정보를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확산시킴에 따라 시장은 점점 더 효율적인 완전 경쟁 모델에 가까워지고, 결국은 전체 경제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세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곧, 정보화를 통해 사회적 생산력과 효율성이 경이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평하게 경제적인 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정신노동이 육체노동을 대치하여 많은 사람들이 육체노동에서 벗어나 여가를 즐기는 ‘노동의 해방’이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비관론자들은 정보화가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들에 의하면, 정보 기술의 발달로 인해 대규모 금융 자본의 이동이 더욱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세계 경제는 점점 더 국제 금융 자본의 단기적인 이해관계에 휘둘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정보 기술의 발달로 실시간(real time) 거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대자본은 국경을 초월한 투자와 투기를 통해 높은 이윤을 획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대자본의 힘이 증대함에 반비례해서 국민 국가의 영향력과 노동의 힘은 약화됩니다. 결국 정보 기술의 확산이 일자리를 없애기 때문에, ‘노동의 절약’을 가져옴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는‘노동의 종말’까지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정보사회를 둘러싼 쟁점은 민주주의 실현 여부입니다. 낙관론자들은, 정보사회는 정보의 독점이나 정보의 일방적 지배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정보의 생산자가 될 수 있고 정보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약간의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고, 원한다면 어디에나 접속하여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으므로, 과거처럼 정보가 하나의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정보사회는 정치적으로 보다 참여적이고 분권화된 의사 결정이 가능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면서 권력 분산이 이루어져서 민주화가 진전된다는 것입니다. 전자 정부, 전자 민주주의용어해설02, 사이버 공동체 등의 개념은 모두 정보사회의 진보성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관론자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그들은 정보화가 지배자의 통제와 감시 능력을 향상시켜 전자 감시 사회를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첨단 정보 기술은 쌍방향성과 기록성 때문에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도리어 관료 기구의 감시 도구로 전락하고 개인의 사생활과 자유를 위협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아무리 대중 매체가 개인화된 쌍방향 통신으로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수신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만드는 것은 여전히 송신자라는 점에 그들은 주목합니다. 모든 개인이 불특정한 수신자가 선택하게 될 정보를 만들 수 있는 자금력을 가지지 못하는 한, 엄밀한 의미에서 쌍방향 통신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문화적인 차원에서도, 다양화냐 획일화냐를 둘러싸고 그들은 상반된 견해를 보입니다. 낙관론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정보화의 진전에 따라 직접적이고 장기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게 되는 분야는 대중문화입니다. 그런데 이는 정보 기술 가운데 문화적 측면과 관계가 깊은 뉴미디어(new madia, 정보․통신의 발달로 새로이 등장한 미디어)와 접목됩니다. 텔레비전에 이어 비디오, 컴퓨터, 콤팩트디스크, 레이저디스크 등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는 주로 대중문화와 손을 잡고 확산됩니다. 뉴미디어의 대중화가 진전될수록 대중문화의 내용과 형태는 다양해집니다. 이러한 뉴미디어의 확산은 일반 대중이 선택하는 문화 행위의 폭을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넓혀, 결국 문화적 향유의 기회를 확대해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정보사회에서는 더 이상 문화 생산자와 소비자가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느 한 집단이 사람들의 가치 체계와 문화적 코드를 장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문화 민주주의가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비관론자들은 이와 다릅니다. 정보사회는 문화적 획일화를 초래하여 인간성마저 말살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인터넷을 비롯한 뉴미디어가 통합되어 가는 추세를 살펴볼 때, 기존의 대중 매체를 독점해 왔던 대기업, 특히 미국 중심의 거대 기업이 뉴미디어 분야를 한데 아울러 자신의 사업 영역으로 통합하게 되면 문화적 상징의 초국적 생산에 돌입하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세계적인 차원의 문화적 획일화일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보사회는 문화적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문화 활동은 개인의 경제적 조건에 따라 충족과 공평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여가의 산업화가 확대되면서 전문적인 여가 산업이 정착되고, 경제 성장의 진척에 따라 여가 활동은 경제 활동 가운데 대단히 중요한 소비 영역으로 확장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득 분배가 균등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화적 측면에서도 여가 욕구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민감하게 작용하여 파행적인 사회 병리 현상까지 나타날 것이라고 그들은 주장합니다.
④ 사실, 현대의 고도 정보 기술은 혁명적이라 할 만큼 그 기능과 효과의 위용이 대단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정보 기술이 사회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반드시 초래할 것이라는 기술 결정론의 입장에 선뜻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21세기의 정보 기술이 전례 없이 경제적 산업 구조를 변모시키고 있으며,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도 사회 변동을 주도할 만큼 요인적 잠재성이 매우 높다는 현실에서 ‘기술도구론(기술을 정치․경제․문화의 도구로 보는 이론)’의 입장을 선뜻 받아들이기도 힘듭니다. 따라서 고도 정보 기술은 사회 구조를 재형성(reshaping)하고 있다는 정도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보사회는 낙관과 비관의 양면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정보 혁명으로 말미암아 한편으로는 과거 시대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또 다른 구획이 생겨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문명사적 관점에서, 정보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정보 기술, 경제적 추진력, 사회 문화적 견인력 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인간이 정보의 부속물이 아니라 스스로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휴머니즘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를 늘 고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정보 혁명의 의미와 정보사회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 가운데 어느 것이 옳은가를 판단하는 일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낙관론과 비관론은 분석을 위해서 특정한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입장만이 온전한 참이라거나 거짓이라는 이분법적 판단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는 정보사회의 참모습을 살필 수 있는 판단 자료나 참조 사항으로서 두 입장을 대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 손에 달려 있음을 거듭 확인하면서 말입니다.
[논제 1] 정보사회의 찬반 논쟁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다. 정보사회에 있어서 정치 ․ 경제 ․ 문화적 측면에서의 양면성을 설명하는 제시문 단락을 찾아내고, 그 내용을 각각 요약 정리하시오 (300-400자 내외).
➲ 위 논제는
제시문 각 단락의 주제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정보사회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막연히 일반화해서 진술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주어진 제시문을 면밀히 읽고 그 내용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요약 서술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하고자 한 문제이므로, 무엇보다도 논제 파악의 명확성을 요한다. 따라서 글의 논리 전개력과 함께 제시문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는지의 여부가 평가된다.
(논제1 분석)
오늘날 가장 주목할 만한 사회변동 양상 중 하나가 ‘정보화’이다. 21세기는 시간적 공간적 장벽을 뛰어넘는 정보가 지배적인 자원이다. 정보는 정치 ․ 경제 ․ 사회 각 부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로 인한 순기능과 역기능이 우리 생활 속에 공존하는 현실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 실명제와 익명제 논쟁이 제기되고 있는 점이라든가, 전자지문제도나 전자주민카드제도의 실시 여부 또한 그러하다. 따라서 위 논제1은 상기 제시문을 통해 정보사회에 있어서 정치 ․ 경제 ․ 문화적 측면에서의 양면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논리 정연하게 요약 설명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자 한다.
[논제 2] 아래의 (A)와 (B)의 관점 중 하나를 선택하고, 위 제시문 내용에 근거해서 본인이 선택한 관점을 뒷받침하는 글을 논리적으로 작성해 보시오(1,000자 내외).
A |
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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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보사회는 정보 격차에 의한 새로운 불평등을 확대하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일반 대중은 개성을 잃고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획득하지 못해 오히려 소외감을 심화시킨다. 또한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은 공장 및 업무 자동화로 이어져 심각한 실업문제를 유발한다. | ||||
(B) 정보사회는 보편화된 정보 지식의 활용으로 계층 간 격차를 감소시키고, 새로운 직업의 등장으로 고용 창출의 효과를 유발하며,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오히려 인간과 인간의 사이를 친밀하게 만들어 준다. |
➲ 위 논제는
(A)는 정보사회의 비관론적 입장이고 (B)는 정보사회의 낙관론적 입장이다. 이중 하나를 선택해 뒷받침하는 글을 작성하면 된다. 예시문의 관점이나 개념들에 초점을 맞춰 논리적으로 설명해 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정보사회에 대한 일반적 견지에서의 장단점을 전개한다면 논점에서 벗어난 글이 된다. 또한 구체적인 논거를 제시해야 하며, 막연하게 피상적으로 기술하는 글이 되어서도 안 된다.
(논제2 분석)
위 논제2는 정보사회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정확히 구분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논제에서 제시한 (A)는 정보사회의 역기능을, (B)는 순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우선, 정보사회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선택한 후, 이를 상기 제시문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이나 개념을 적절히 활용해서 정보사회의 장단점을 논리적으로 요약 정리하면 된다. 만약 (A)를 선택했다면, 우선 (B)의 핵심적 측면을 간략히 언급한다. 선택한 (A) 관점에서 (B)의 관점을 논리적으로 비판한다. 그리고 난 후 정보사회의 비관적 측면에 대한 현실적 사례들을 제시하고, 정보사회의 부작용에 대한 대안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반대로 (B)를 선택했다면, (A)의 주요 내용을 간략히 언급하고 (A)의 관점을 논리적으로 비판한다. 그 다음, 정보사회의 긍정적 측면의 현실적 사례를 제시하면 되겠다.
제시문 분석
위 글은 정보사회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비교 설명을 통해 인간이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①은 고대사회와 현대사회의 정보 전달 수단의 차이점을 밝히고 있다. 통신매체가 없던 고대사회는 사람이 직접 전달하는 방법뿐이었고, 오늘날 정보사회는 TV, 전화, 컴퓨터, 인공위성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정보 교류가 활발하다는 점이다. 이어 필자는 ②에서 오늘날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정보사회 현실의 양면성을 설명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자본주의적 산업사회에서 야기된 사회 문제들의 대부분을 정보사회가 해소시켜준다고 보는데 반해, 비관론자들은 정보사회 역시 자본주의적 모순과 병폐를 그대로 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보혁명에 의한 패러다임을 강조한 낙관론자들이 사회변화의 원동력이 기술혁신에 있다고 보는 기술 결정론적 입장이라면, 비관론자들은 과학기술이 지배 세력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기술도구론 내지 사회문화 결정론적 입장이다. 이러한 정보사회의 양면성을 ③에서 정치․경제․문화적 측면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경제적 측면에서의 낙관론자들은 정보기술의 발달이 시장 기능을 더욱 강화시켜 전체 경제의 지속적 안정을 가져온다고 보는 반면, 비관론자들은 그것이 오히려 대규모 금융자본 이동의 가속화를 가져와 세계경제의 극심한 혼란을 초래한다고 본다. 둘째, 정치적 측면에서의 낙관론자들은 정보기술의 발달이 지배집단에 대한 개인의 권리를 강화시켜준다고 보는 데 반해, 비관론자들은 그것이 지배집단의 통제와 감시로 이어져 개인의 사생활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본다. 셋째, 문화적 측면에서의 낙관론자들은 정보사회가 문화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분리시키지 않음으로써 문화의 다양성을 확산시켜간다고 보는 반면, 비관론자들은 오늘날 뉴미디어의 통합 추세로 문화의 획일화를 초래한다는 입장이다.
이상에서 정보사회의 양면성을 밝힌 필자는 ④에서 오늘날 인간이 추구해가야 할 메시지를 분명히 던지고 있다. 어떤 문명에서도 그것이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문명사가 되기 위해서는 생산력 증대와 인간성 회복이라는 두 측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함을 지적하고 있지만, 필자는 후자를 더 강조하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사무 자동화는 생산성 향상과 여가 시간의 확대를 가져온다. 또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지적 활동이 중시됨에 따라 여성 및 장애인들의 사회·경제적 활동도 늘어난다. 정보 통신매체를 이용한 시민의 정치 참여가 확대되고, 전자 상거래나 통신 금융 서비스가 확산된다. 정보혁명에 의한 새로운 생산력은 과거 시대의 모순과 질곡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그 이면엔 불확실성의 확대라는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의 정보 유출로 인한 사생활 침해 가능성의 증가라든가, 통신매체를 통한 간접적 접촉의 증가로 비인격적 피상적 인간관계의 심화라든가, 또는 정보의 빈부격차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우리나라 경우, 정보 격차의 심각성은 서울과 지방,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남성과 여성, 젊은이와 노인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정보사회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보 윤리가 필요하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자신과 타인의 인격을 존중해야 하며, 불건전한 정보를 유통하지 않아야 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정보 사회는 기술만능주의에 포박된 또 다른 인간 소외의 세계가 되고 말 것이다. 또 국가기관의 정보 집중으로 개인의 사생활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 또한 시급하다. 아울러 정보화 현상이 결과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을 확대 재생산하지 않도록 저소득층에 대한 통신비 지원이나 정보 소외계층에 대한 정보화 교육 등을 통해 정보 격차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 끝으로 지식 정보화 사회의 중심에 '휴머니즘'의 필요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디지털 지식혁명이 삶과 산업 전반을 바꾸더라도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정보화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은 기술이나 하드웨어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 인간을 도외시한 디지털 사회는 주인 없는 집과 같다. 휴머니즘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같은 물이라도 뱀이 마시면 독이 되고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는 것처럼, 정보 사회의 미래는 결국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
논제1의 예시답안
정치․경제․문화적 측면에서 나타나는 정보화의 양면성을 설명하고 있는 것은 제시문 ③이다. 경제적 측면에, 정보기술의 발달이 시장 기능을 활성화시켜 전체 경제를 지속적인 안정 성장세로 이어갈 것으로 보는 긍정적 입장과 대규모 금융자본 이동으로 세계경제는 경기변동의 혼란을 초래한다고 보는 부정적 입장이 있다. 정치적 측면에서, 정보기술의 발전은 지배집단에 대한 개개인의 권리가 강화된다고 보는 긍정적 입장과 지배자의 통제와 감시 능력 증대로 개인의 사생활과 자유를 위협한다고 보는 부정적 견해가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 낙관론자들은 문화의 생산자와 소비자 구분이 없어져 문화의 다양성을 가져온다고 보는데 반해, 비관론자들은 오늘날 대중매체의 통합 추세로 문화의 획일화를 초래한다고 본다.
논제2의 예시답안
먼저 예시답안의 개요를 작성해보자
(A) 입장을 택했다면, 우선 (B)의 핵심적 측면을 간략히 언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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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한 (A) 관점에서 (B)의 관점을 논리적으로 비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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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회의 비관적 측면에 대한 현실적 사례를 제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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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회의 부작용에 대한 대안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정보 사회가 되면 고도로 발달된 정보 기술을 통해 계층 간 격차, 고용 부족, 비인간화 등 산업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러나 정보 격차와 자동화, 정보 홍수 등으로 인해 오히려 정보 사회에서는 정보의 빈부 격차로 인한 실업과 인간 소외 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 사회에서 정보와 정보 기기 활용의 격차는 새로운 사회적 불평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즉, 정보 사회에서는 정보가 가장 중요한 생산력이고 재산이기 때문에 정보를 독점한 사람과 정보에서 소외된 사람 사이에 커다란 경제적 빈부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새로운 정보 기기의 구입이나 활용, 정보의 사용을 위해서도 적절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곧 소득과 재산에 따른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또한 정보 사회의 대표적 특징인 자동화는 근본적으로 노동 절약형의 성격을 띠면서 기존의 수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게 됨으로써 실업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이미 공장 자동화와 사무 자동화로 인해 많은 인력이 대체된 상태이다. 새로운 직업의 등장으로 인한 고용 창출도 있겠지만, 이는 실업을 보전(補塡)하지는 못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에 들어와 정보 기술 활용으로 3백만 명이 새 일자리를 얻은 반면 2천 5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러한 자동화로 인한 실업 문제는 정보 홍수와 함께 소외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정보 기기를 잘 다루고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전문가로 대접받지만, 정보 기기와 자동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밀려난 사람들은 정보 사회에서 소외되기 쉽다. 또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일반 대중은 개성을 잃고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획득하지 못해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정보 사회의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정보 사회의 가장자리에 들어섰고 계속해서 그 중심을 향해 가고 있다. 따라서 정보 사회로의 진입 과정에서 이러한 부정적인 면을 미리 파악하여 해결책을 강구함으로써 낙관적인 정보 사회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이슈&논술 2008.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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