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신의 꿈
김신용
마당에 다람쥐 두 마리가 찾아왓을 뿐인데
찾아 와,잠시 놀다 갔을 뿐인데
맨발로 마당에 나가 팔 벌려 서 있고 싶어지네
그 적신위에도 새가 날아 올 것 같아
아, 두 팔 벌려 맨발로 나무처럼 서 있으면
한 낮의 고요 또한 푸르게 푸르게 잎 나부낄 것 같아
푸른 잎사귀가 마른 빰에서도 돋아나네
푸른 엽맥의 눈이 발 끝에서도 돋아나네
또 그렇게 서서 새가 날아 올 때까지 피 말리고 살 말리다 보면
마음 또한,산 뻐꾸기울음소리로 무거워 제 가지 뚝 부러뜨린다 해도
맨발로 마당에 나가 팔 벌려 서 있고 싶어지네
겨우 다람쥐 두 마리가 마당을 찾아왔을 뿐인데
찾아와,잠시 놀다 갔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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