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적신의 꿈/ㄱ미신용

김욱진 2013. 12. 29. 13:29

                              적신의 꿈

                김신용

 

 

마당에 다람쥐 두 마리가 찾아왓을 뿐인데

찾아 와,잠시 놀다 갔을 뿐인데

맨발로 마당에 나가 팔 벌려 서 있고 싶어지네

그 적신위에도 새가 날아 올 것 같아

아, 두 팔 벌려 맨발로 나무처럼 서 있으면

한 낮의 고요 또한 푸르게 푸르게 잎 나부낄 것 같아

푸른 잎사귀가 마른 빰에서도 돋아나네

푸른 엽맥의 눈이 발 끝에서도 돋아나네

또 그렇게 서서 새가 날아 올 때까지 피 말리고 살 말리다 보면

마음 또한,산 뻐꾸기울음소리로 무거워 제 가지 뚝 부러뜨린다 해도

맨발로 마당에 나가 팔 벌려 서 있고 싶어지네

겨우 다람쥐 두 마리가 마당을 찾아왔을 뿐인데

찾아와,잠시 놀다 갔을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