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그 누구의 꿈도 아닌

김욱진 2013. 12. 29. 13:35

                                     그 누구의 꿈도 아닌

                              박소유

 

 

강아지가 한 시간 째 갈비를 뜯고 있다

물고 뜯고 흔들어도 살 한 점, 떨어지지 않는데

아직도 모른다 속고 있는 걸

 

애인 손잡고 한참을 걸어왔는데

잡고 있던 손이 빨간 고무장갑이다

속이 텅 비어 있어

그동안 무얼 잡고 왔나, 궁금하기도 했는데

 

뒤집어 쓴 치마 속 같다

아른아른 뭔가 있을 듯한데 아무것도 없는,

가짜 갈비를 한사코 놓지 않으려는 강아지가

한 점 입안에 들어올 것 없는 생을

맛있는 척 물고 뜯고 흔들어 보는, 그 속을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고무장갑 탁탁, 털어 삶은 빨래 할 동안

뒷골목놀이에 내가 술래였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