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구두 뒷굽을 갈며/윤수천

김욱진 2013. 12. 29. 16:07

        구두 뒷굽을 갈며

           윤수천

 

 

비스듬히 닳은 구두 뒷굽을 갈면서

내 인생도 저렇게 비스듬히 닳은 것을 깨닫는다

허,이럴수가!

 

내 딴에는 똑바로 걸어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뒤뚱거리지 않았으면 생기지도 않았을

저 흠집

 

등 뒤의 사람들은 나를 보고 웃었겠지

저 사람 좀 보게나, 저 사람 좀 보게나 하면서

손가락질을 했겠지

 

비스듬히 닳은 구두 뒷굽을 갈면서

내 인생도 저렇게 비스듬히 닳은 것을 깨닫는다

허, 이럴 수가!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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