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흐르다
신달자
거실에서는 소리의 입자들이 내리고 있다
살 흐르는 소리가 살 살 내리고 있다
30년 된 나무 의자도 모서리가 닮았다
300년 된 옛 책장은 온몸이 으깨어져 있다
그 살들 한마디 말없이 사라져 갔다
살 살 솰 솰 그 소리에 손 흔들어 주지 못했다
소리의 고요로 고요의 소리로 흘러갔을 것이다
조금씩 실어 나르는 손이 있다
멀리 갔는가
사라지는 것들의 세계가 어느 흰빛 마음을 이루고 있을 것
(2014 유심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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