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이새끼야
박윤배
중증 소아마비 걸음 불안한 아버지와
얼굴 꼭 빼닮은 다섯 살 아들이
냉천 둑에서 놀고 있다
카메라를 든 아버지는 연신 아들에게 둑 가까이는 못가게 한다
너 거기서 떨어지면 아무도 구해줄 수 없다고
가지말라고가지말라고 타이른다
가지마가지마 타일러도 다리 성한 아이는 천방지축
드디어 다급해진 아버지는 가지 마 새끼야
들은 체 만 체 아이는 흐르는 물을 향해 돌멩이를 던진다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백로 한 마리
무료한 물살인 나를 박차더니
두 다리 접고 가볍게 날개를 펴서
지긋이 수평을 긋고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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