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사계

우포늪에서

김욱진 2010. 5. 21. 20:08

우포늪에서

  -노랑부리저어새

 

 

 

 

 

람사르 총회가 열리고 있는

2008년 10월 경남 창녕 우포늪

멸종 위기에 처한 천연기념물 205호인

노랑부리저어새도 귀한 손님으로 참석했다

누군가 띄운 기별을 받은 듯

한 달 남짓 서둘러 찾아온 노랑부리저어새

주걱 모양의 긴 부리 넙죽 벌리며

좌우로 연신 물 속을 휘젓는다

일순,

노란 부리 앞에 길 내어주고 마는

눈먼 물고기 떼

1억 4천만 년 전의 몸짓인 듯

실컷 배를 채운 노랑부리저어새는

한데 모여 깃을 고르더니

고개 푹 숙이고

두 발 가지런히 모은 채

또 한 철 묵을 곳 찾아간다

해질녘 우포늪 한 기슭

까마득히 먼 기억 속으로

날아오르는 노랑부리 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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