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추석 무렵의
몇 해 전 눈 내린 겨울
어느 외진 길섶에서였습니다
이름 모를 나무 한 그루 주워다
집 마당 한켠에 무심히 심어놓았더니
담벼락 타고 오른 호박넝쿨 사이로
석류가 듬성듬성 고갤 내밀었습니다
무덥던 올 여름 모진 비바람에도
그 흔한 감기몸살 한번 하지 않고
거뜬히 버텨낸 아기 석류들
호박벌 날아와 귀띔해준
가을 문턱에 엉거주춤 매달려 있는 품이
이젠, 제법 어른스러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