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나2
김욱진
나는 도둑이었다
이 세상 와서 보니
훔치는 것보다 쉬운 일은 없다
그토록 길들여진 마음
녀석은 하루에도 수없이
이곳저곳 서성거리며 뭐든지 다 훔쳤다
눈 깜짝할 사이 그놈은
주인 없는 집 돌아다니며
주인 행세하였고
때로는 주인 앞에서도 버젓이 훔쳤다
그러나 주인은
한 번도 나를 신고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놈은 나의 종이었고
나는 그놈의 주인이었다
그놈의 나는 도둑이었다
김욱진
나는 도둑이었다
이 세상 와서 보니
훔치는 것보다 쉬운 일은 없다
그토록 길들여진 마음
녀석은 하루에도 수없이
이곳저곳 서성거리며 뭐든지 다 훔쳤다
눈 깜짝할 사이 그놈은
주인 없는 집 돌아다니며
주인 행세하였고
때로는 주인 앞에서도 버젓이 훔쳤다
그러나 주인은
한 번도 나를 신고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놈은 나의 종이었고
나는 그놈의 주인이었다
그놈의 나는 도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