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그놈의 나2

김욱진 2016. 11. 9. 19:46

    그놈의 나2  

         김욱진  

 

나는 도둑이었다

이 세상 와서 보니

훔치는 것보다 쉬운 일은 없다

그토록 길들여진 마음

녀석은 하루에도 수없이

이곳저곳 서성거리며 뭐든지 다 훔쳤다

눈 깜짝할 사이 그놈은

주인 없는 집 돌아다니며

주인 행세하였고

때로는 주인 앞에서도 버젓이 훔쳤다

그러나 주인은

한 번도 나를 신고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놈은 나의 종이었고

나는 그놈의 주인이었다  

그놈의 나는 도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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