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김욱진 2016. 11. 9. 19:44

           병

 

 

으로 돌아가 보니

나는 갑도 을도 아닌 병이었다

을 앞에서

갑인 체하며 뻐기고 산 것도

을 취급한다며

갑의 멱살을 잡고 늘어진 것도

다 병이었다

어릴 적부터

잔병치레 잦던 내가

갑을 사이에서

여태 살아남은 이유는

병이 갑 노릇하며

꾀병 부린 나를

다독거려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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