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병
갑甲으로 돌아가回 보니
나는 갑도 을도 아닌 병이었다
을 앞에서
갑인 체하며 뻐기고 산 것도
을 취급한다며
갑의 멱살을 잡고 늘어진 것도
다 병이었다
어릴 적부터
잔병치레 잦던 내가
갑을 사이에서
여태 살아남은 이유는
병이 갑 노릇하며
꾀병 부린 나를
다독거려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