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사글세, 사 글세/전하라

김욱진 2017. 1. 6. 18:39

     사글세, 사 글세

         전하라

 

 

집에 들어가는 길목 언저리

할머니 한 분

쑥 한 움큼, 미나리 한 움큼, 달래 조금

 

사, 글세

더 준다니께

 

오늘은 두 번이나 어긴 사글세 내는 날

이리저리 억지로 아귀를 마친 나는

주인의 억지가 너무 쟁쟁해

사라고 발목을 잡는 할머니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했다

 

시집 '발가락 옹이'(문학공간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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