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가고 남은 한 장의 백지
문덕수
너는 가고 남은 한 장의 백지
절벽 끝에 붙은 낙엽 같구나
실은 너마저 삼켜버렸을지 모를
백지 위에 또박또박 戀文연문을 써보나
파란 빨간 글씨를 수놓듯 써보나
모든 꽃의 몸짓을 하나하나 새기듯 써보나
모두 지워버리는 深淵심연이여
아, 마침내 나를 삼킬 듯 심연이여
끝없이 노려보는 하얀 凝視응시여
<시와경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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