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生
송재학
월하리 은행나무가 이렇게 늙어도 매년 열매를 열 수 있었던 까닭을 노인은 개울이 그 은행나무 근처 흘렀던 탓이라고 전해주었다 개울의 수면을 통해 자신의 그림자와 맺어졌다는 이 고목의 동성애와 다름없는 한 평생이 은행의 다육성 악취와 함께 울컥 내 인후부에 머문 어느 하루! 누구라도 자신을 그대로 사랑할 수 없을 거다 한 시절의 화장한 자신을 사랑한다는 나르시즘이 그렇게 뚱뚱해지거나 늙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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