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화분을 보며
유종인
꽃 대신 고추 모종을 빈 화분에 심는 노파여
당신의 머리에는 백초(白草)가 성성하여
가벼운 몸분(盆)엔 벌써
저승꽃이 거뭇해라
한 계절을 비워냈기로 관(棺)으로 쓰일 소냐
여우비를 심어볼까
천뢰(天籟)의 시를 옮겨볼까
아니야,
광야를 불러다
숨통 하날 틔워보자
'♧...참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테두리로 본다는 것/박남희 (0) | 2010.11.08 |
---|---|
밥값 외 2편/정호승 (0) | 2010.11.07 |
만행 (0) | 2010.11.05 |
참 좋은 말/천양희 (0) | 2010.11.04 |
詩論, 입맞춤 / 이화은 (0) | 2010.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