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살이
지난겨울
남도 어느 섬에서
내 뜰 한구석으로 이사와
어른스레 정붙이고 사는
아기 동백나무 한 그루
춘삼월이 봄인 줄 알고
앳된 눈 살몃 내밀며
고향 생각던 날 밤
때 아닌 폭설이 퍼부었다
겨우내 웅크린
그리움마저
꽁꽁 얼어붙은 새벽녘
누군가
낯선
눈길 틔워주고 간다
겨우 눈뜬
어린 동백나무가
엄마 손가락 닮은
새 발자국 유심히 들여다보는
이른 봄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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