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떠돌다, 또
날이 저문다
의뭉스러운 겹거미 한 마리가
허공에 집을 짓는다
석류 입술에 살몃 기댄
햇살 몇 줌 주워 기둥 세우고
수런거리는 갈바람의 그늘 아래
한가로이 걸터앉아
투기꾼마저 눈치 채지 못한 그곳에
얼기설기 줄을 친다
어디선가 날아온
고추잠자리 서너 마리가
하룻밤 묵어갈 요량이다
처마 밑으로
찬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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