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카메라 작동 중
지금도 어디선가
우주의 감시카메라는
지구별 한 모퉁이서
하루살이처럼 꼬물거리고 있는
나를 빤히 지켜보고 있다
뭇 별들의 가랑이 새로
수 억 겁劫 지나
예까지 휘달려왔을 나의 육신
헐거워진 뼈마디 사이로
찬바람마저 술술 스며드는
오팔 연식 구형이지만
온갖 세파에 잘 길들여진
엔진은 아직 그런대로 쓸만하단다
감시카메라 앞에서조차
무작정 달리고 싶은
야생의 습習
잠시도 머물 수 없는
이승 반환점에 억지로 버려두고
이제,
흐릿해진 계기판을 들여다보며
왔던 그 길로 되돌아가는 중
어디선가
번쩍번쩍 스쳐지나가는 불빛
내 곁으로 다가와
브레이크 사뿐사뿐 밟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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