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독에 갇혀 우시네
유홍준
어머니 커다란 독에 갇혀 우시네
엉덩이가 펑퍼짐한 어머니
텅 빈 독 속에 갇혀 우시네
또아리 틀고 들어앉아 우시네
자식을 일곱이나 낳은 어머니
아랫배가 훌쭉한 어머니
배암으로 우시네
두꺼비로 우시네
마른 바람의 혓바닥으로 우시네
텅 텅 독을 빠져나갈 수가 없어서
텅 텅 텅 텅 빈 독 두드리며 우시네
속절없이 먼 하늘 바라보며 우시네
일흔 살 어머니 두드리면
댕그랑 댕그랑 맑은 울음 울리는 빈 독
나, 손마디로 두드리며 묻네
간장 같은 된장 같은 어머니, 거기 계셔요?
'♧...참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애 외 1편 / 오탁번 (0) | 2020.10.20 |
---|---|
설날 아침 외 2편 /오탁번 (0) | 2020.10.20 |
법주사 / 안상학 (0) | 2020.10.19 |
지평선 외 2편 / 유홍준 (0) | 2020.10.17 |
지평선 외 2편 / 유홍준 (0) | 2020.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