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 일기․8
2020년 4월 13일
온 가족 함께 고향 다녀온 그담 날
대구의료원 호스피스 병동 구천302호로
이사를 했다, 어머니랑
손 한번이라도 더 잡아보려고
눈빛 한번이라도 더 마주치려고
말 한마디라도 더 들어보려고
젖 한번이라도 더 만져보려고
서걱거리는 등 한번이라도 더 긁어주려고
무뎌진 손톱발톱 한번이라도 더 깎아주려고
바람 숭숭 드나드는 무릎 한번이라도 더 주물러주려고
쩍쩍 갈라진 발바닥 한번이라도 더 간질여보려고
바짝바짝 말라드는 입술 한번이라도 더 축여주려고
하얀 머리칼 한번이라도 더 빗어주려고
이 다 빠져 합죽해진 미소 한번이라도 더 담아두려고
엄마 냄새 한번이라도 더 맡아보려고
이승에서
한 순간순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 문득 스쳐 가는 밤
물 한 모금이라도 더 마시는 거 보려고
염소 똥 같은 똥이라도 한 알 쏙 빠지는 거 보려고
밥알처럼 뚝뚝 떨어지는 링거 수액 간절히 세며
구순 노구 곁을 한시도 떠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