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시국

교단 일기․2

김욱진 2020. 11. 8. 20:22

교단 일기․2

 

 

숙직하는 어느 여름밤

벽시계는 초저녁부터 똑딱똑딱

코 고는 소리가 왜 그리도 얄밉게 들리는지

한잠 든 벽시계 고대로 움켜쥐고

밖에다 몰래 내놓고는 잠을 다시 청하는데

난데없이 모기 한 마리 왱왱

숙직은 제대로 안 하고 잠만 잘 궁리하느냐며

빈정거린다

그 소리가 또 귀에 거슬려

불 환히 켜두고

자정이 넘도록

엎치락뒤치락 불침번 서고 있는데

모처럼 숙직 같이하는 선배 선생님

오늘 밤 숙직은

저 녀석들이 안팎으로 다 해주니

우린 마음 놓고 잠이나 푹 자자며

전깃불 좀 꺼 달라 그러시지 뭔가

'♧...수상한 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눈박이 사랑  (0) 2020.11.08
교단 일기․1-거미  (0) 2020.11.08
교단 일기․3  (0) 2020.11.08
나가 뭐길래  (0) 2020.11.08
도동서원 은행나무님의 말씀-속미인곡 풍으로  (0) 2020.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