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일기․2
숙직하는 어느 여름밤
벽시계는 초저녁부터 똑딱똑딱
코 고는 소리가 왜 그리도 얄밉게 들리는지
한잠 든 벽시계 고대로 움켜쥐고
밖에다 몰래 내놓고는 잠을 다시 청하는데
난데없이 모기 한 마리 왱왱
숙직은 제대로 안 하고 잠만 잘 궁리하느냐며
빈정거린다
그 소리가 또 귀에 거슬려
불 환히 켜두고
자정이 넘도록
엎치락뒤치락 불침번 서고 있는데
모처럼 숙직 같이하는 선배 선생님
오늘 밤 숙직은
저 녀석들이 안팎으로 다 해주니
우린 마음 놓고 잠이나 푹 자자며
전깃불 좀 꺼 달라 그러시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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