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밤을 맞았다
소슬바람 부는 참나무 아래서
꿀밤을 줍다
꿀밤을 맞았다
우연히 다람쥐와 눈 딱 마주쳤다
놀란 듯
반가운 듯
나는 다람쥐 몰래
꿀밤을 연신 호주머니에 주워 넣었고
다람쥐는 나 몰래
호비작호비작 그걸 땅속에 파묻었다
그 이듬해 봄
무심코 참나무 아래 가봤더니
야린 참나무 새순들이
키 재기 하며
쏙쏙 올라오고 있지 뭔가
다람쥐는, 참
나무 주인 노릇 톡톡
나는, 헐
이순에 꿀밤 맞을 짓만 잘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