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주신 선물
권영하
선생님이 벌 대신 수정테이프를 주셨어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수정테이프에는 하얀 길이 감겨있었어요
펜이 길을 잘못 가면
기다리고 있다가 달려 나왔어요
지우개로 지워지지 않는 길도
공책에 잘못 쓴 발자국도
뚜벅뚜벅 걸어 나와 덮어주었어요
참고 있다가 잘못을 살며시 덮어주었어요
다시 걸어갈 수 있도록 새 길을 놓아주었어요
며칠 후, 친구와 또 말다툼을 했는데
선생님은 어깨만 토닥토닥 두드려 주셨어요
꾸중 대신 또 수정테이프를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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