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천리 불꽃 / 장석주

김욱진 2022. 1. 20. 22:20

천리 불꽃

장석주

 

 

비 오시는데

종일

헤어진 여자 허리 생각에 몸 뒤척인다

 

저기 타는 천리 불꽃

빗발로는

끝내 진화할 수 없는 것인가!

 

온몸 달아 간절했으니

신체의 한 末端이 타버리는 모양이다

오매 사람 잡네,

이 灼熱感!

 

점점 골똘해지는 씹 생각에 몸이 다 탄다

날 저물고 비 그쳐 淨口業眞言*

합장하고 千手經 일절 뒤 나무관세음보살……

천 번 입 속으로 읊조렸더니

시끄러운 몸이 겨우 잠든다

*입으로 지은 업을 맑게 하는 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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