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선사의 설법 / 한용운

김욱진 2024. 4. 18. 14:56

선사의 설법

한용운

 

 

나는 선사의 설법을 들었습니다.

 

“너는 사랑의 쇠사슬에 묶여서 고통을 받지 말고 사랑의 줄을 끊어라. 그러면 너의 마음이 즐거우리라”고 선사는 큰소리로 말하였습니다.

 

그 선사는 어지간히 어리석습니다.

 

사랑의 줄에 묶인 것이 아프기는 아프지만, 사랑의 줄을 끊으면 죽는 것보다도 더 아픈 줄을 모르는 말입니다.

 

사랑의 속박은 단단히 얽어매는 것이 풀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해탈은 속박에서 얻는 것입니다.

 

님이여, 나를 얽은 님의 사랑의 줄이 약할까 봐서, 나의 님을 사랑하는 줄을 곱들였습니다.

'♧...참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안한 밥상 / 이상호  (1) 2024.05.13
꽃의 보복 / 이상호  (0) 2024.05.13
시인의 재산 외 21편 /최서림  (3) 2024.01.27
모래, 노래 / 문성해  (0) 2023.11.05
고독이 거기서 / 이상국  (0) 2023.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