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합창
저녁상을 물리고 마당 한구석 툇마루에 나와 앉아
건너편 논배미 물끄러미 바라본다
못자리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모들이
소풍 나온 유치원 아이들처럼
물속에 발 담근 채 나란히 줄지어 서 있다
알에서 갓 깨어난 올챙이들도
지금쯤은
막둥이 같은 꼬리 애써 지우며
두 발 다소곳 내밀었을 것이다
초여름 밤 특별공연 시간을 알리듯
창 너머로 들려오는
아들 녀석의 감미로운 기타 연주소리
그 소리에 맞춰
개구리들은 일제히 합창을 하고
어느 새
야외 관중석엔 별빛 가득 내려와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