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 대한 생각
천 양 희
새장의 새를 보면
집 속의 여자가 보인다
날개는 퇴화되고 부리만 뾰족하다
사는 게 이게 아닌데
몰래 중얼거린다
도대체 하늘이 어디까지 갔기에
가도가도 따라갈 수 없다 하는지
참을 수 없이 가볍게 날고 싶지만
삶이 덜컥, 새장을 열어젖히는 것 같아
솔직히 겁이 난다
시작이란 그래,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테지
새 중에서 제일 작은 벌새들도
이름없는 잡새들도
하늘 속으로 몸을 들이미는데
귀싸대기 새파란 참, 새가
아, 안 된다 바람 속에 날개를 털어야 한다
일어나 멀리 날 때 너는 너인 것이다
기어코 내 자신이 되는 것
그것이 나인 것이다
'♧...참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이 되려면/천양희 (0) | 2011.04.30 |
---|---|
구름과 바람의 길/이성선 (0) | 2011.04.29 |
지 살고자 하는 짓/하종오 (0) | 2011.04.29 |
붉은 달/안도현 (0) | 2011.04.29 |
사람들은 왜 모를까/김용택 (0) | 2011.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