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사령/김수영

김욱진 2011. 10. 28. 10:20

          사령

                                            김수영

 

 

 

......활자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에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나의 영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벗이여

그대의 말을 고개 숙이고 듣는 것이

그대는 마음에 들지 않겠지

마음에 들지 않어라.

 

 

모두 다 마음에 들지 않어라.

이 황혼도 저 돌벽 아래 잡초도

담장의 푸른 페인트빛도

저 고요함도 이 고요함도

 

 

그대의 정의도 우리들의 섬세도

행동의 죽음에서 나오는

이 욕된 교외에서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마음에 들지 않어라.

 

 

그대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에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우스워라 나의 영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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