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스크랩] 옻나무/정병근

김욱진 2013. 4. 21. 19:34

옻나무

 

     정병근

 

 

여차하면 가리라

옷깃만 스쳐도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너에게 확 옮겨 붙으리라

옯겨 붙어서 한 열흘쯤

두들두들 앓으리라

 

살이 뒤집어지고

진물이 뚝뚝 흐르도록

앓다가 씻은 듯이 나으리라

 

네 몸 속의 피톨이란 피톨은

모조리 불러내리라

불러내어 추궁하리라

 

나는 지금 휘발유 먹은 숨결,

너를 앓고 싶어 환장한 몸

출처 : 달성문인협회
글쓴이 : 문소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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