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못/정재호

김욱진 2013. 6. 4. 08:33

          못

         정재호

 

철없이 벽에도, 남의 갸슴에도

숱한 못을 박아놓았다

 

부모님, 형제, 친구, 제자 ,아내, 자식들 가슴에

알게 모르게 박아 놓은 못

죽기 전에 내 손으로 그것을 뽑아 버려야 할 텐데

 

부모님은 이미 먼 길 떠나셨고

아내는 병이 들었고

형제는 절반이 이승을 떠났고

자식들은 다 커 버렸다

 

지금도 그대들 가슴속 어딘가 박혀있을 못을

무엇으로 뽑아내나

 

뉘우침이 못이 되어

내 가슴 깊이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