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빙
긴급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
마취도 하지 않은 채
드릴기로 구멍을 뚫자
겨우내 밥줄 끊긴 물고기들
숨 가쁘게 몰려와 아가미를 내민다
던져준 밑밥에
배고픔의 유혹 뿌리칠 수 없었으리
줄 없는 자의 비애처럼
감춰진 낚싯줄과 바늘마저
꾹꾹 씹어 삼켜버리고 싶었으리
IMF 실직 후
전기와 수돗물 다 끊긴 냉방에서
돌가루종이 같은 맘으로 깨진 창 바람 막고
그 이자로 밀린 방세 갚으며
이십년간 혼자 숨길 틔우고 사는
건넛집 뇌졸중 1급 장애자 박씨의 심줄도
저렇게 낚였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