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채널

빗방울

김욱진 2013. 10. 17. 21:30

 

      빗방울

 

 

 

천둥번개 눈치 보며

초고속으로 달려온 꼬마 우체부

점점이 디디고 선 발자국마다

물집이 몽글몽글 생겼다

발품팔고 사는 일 어딘들 다르랴

밭고랑 이리저리 돌아 눕히며

콩깍지 등도 긁어주고

때로는

쌩쌩 달리는 차창에 온몸 던져

무료세차도 해주고

밤늦게 혼자서

양철지붕 위로 철벅철벅 걸어가다 보면

세상 사람들은

조롱조롱 매달린 알전구 앞에서

눅눅해진 마음 늘어놓고

소주잔 부딪는 소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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