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수상작 85

[스크랩] 2011년 매일신문 시 당선작 - 1770호 소녀 /우광훈

2011년 매일신문 시 당선작 1770호 소녀 우광훈 꿈꾸듯, 한 편의 오래된 우화(寓話)가 소녀의 동공 깊숙이 스며든다. 소녀는 과묵하고 비밀스런 눈빛으로 책장만을 넘겨댄다. 별이 뜨고, 소녀는 마을 어귀 파피루스 숲 사이를 미끄러지듯 빠져나와, 광활하고 황량한 사막이 있는, 때론 우아하고 권위적인 ..

[스크랩] 2011년 부산일보 시 당선작 - 나무의 문 / 김후인

2011년 부산일보 시 당선작 - 김후인(본명 김혜숙) 나무의 문 김후인 몇 층의 구름이 바람을 몰고 간다 그 몇 층 사이 긴 장마와 연기가 접혀 있을 것 같다 바람이 층 사이에 머무르는 種들이 많다 發芽라는 말 옆에 온갖 씨앗을 묻어 둔다 여름, 후드득 소리 나는 것들을 씨앗이라고 말해본다 나는 조용..

[스크랩] 201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_ 홍문숙/ 파밭

201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_ 홍문숙/ 파밭 파밭 / 홍문숙 비가 내리는 파밭은 침침하다 제 한 몸 가려줄 잎들이 없으니 오후 내내 어둡다 다만 제 줄기 어딘가에 접혀있던 손톱자국 같은 권태가 힘껏 부풀어 오르며 꼿꼿하게 서는 기척만이 있을 뿐, 비가 내리는 파밭은 어리석다 세상의 어떤 호들..

[스크랩] 2011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아주 흔한 꽃 / 변희수

아주 흔한 꽃 / 변희수 갈 데까지 갔다는 말을 안녕이란 말 대신 쓰고 싶어질 때 쓰레기통 옆 구두 한 켤레 말랑한 기억의 밑창을 덧대고 있다 달릴수록 뒷걸음 치는 배경 박음질 해나가듯 나란히 하나의 길을 꿰고 갔을 텐데 서로 다른 기울기를 가진 한 짝 축을 둥글게 깎고 고르는 순간 길은 저마다 ..

[스크랩] 201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_ 홍문숙/ 파밭

201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_ 홍문숙/ 파밭 파밭 / 홍문숙 비가 내리는 파밭은 침침하다 제 한 몸 가려줄 잎들이 없으니 오후 내내 어둡다 다만 제 줄기 어딘가에 접혀있던 손톱자국 같은 권태가 힘껏 부풀어 오르며 꼿꼿하게 서는 기척만이 있을 뿐, 비가 내리는 파밭은 어리석다 세상의 어떤 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