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014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박세미 [2014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박세미 알 처음부터 거기 있었는지 모른다 지나가던 개가 아무렇게나 싸놓은 똥처럼 거기엔 무단 투기 금지라고 쓰여 있었는데 나는 당당했지 버려진 적 없으니까 어느 날 거기 옆에 쪼그려 앉아 말했다 누가 널 낳았니 이름이 없어 좋겠다 털이 있다는.. ♧...신춘문예,수상작 2014.01.07
[스크랩] [2014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이서빈 [2014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이서빈 오리시계 겨울, 오리가 연못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저녁이면 다시 걸어 나온다. 연못으로 들어간 발자국과 나간 발자국으로 눈은 녹는다. 시침으로 웅덩이가 닫히고, 방수까지 되는 시간들. 오리는 손목이 없는 대신 뭉툭한 부리의 시간을 가.. ♧...신춘문예,수상작 2014.01.07
[스크랩] [2014 영남일보 문학상 시 당선작] 송지은 [2014 영남일보 문학상 시 당선작] 송지은 피운다는 것은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어둠이 찰 지게 들어있는 방에서 꽃은 게으른 손목에 잡혀 나오지 못하고 있다 물이 스민 계절은 부풀고 어디에도 합류하지 못한 이력서 같은 천리향 나무 잎사귀 몇 장이 형광등 불빛에 말라 떨어지고 .. ♧...신춘문예,수상작 2014.01.07
[스크랩] [2014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최현우 발레리나 / 최현우 부슬비는 계절이 체중을 줄인 흔적이다비가 온다, 길바닥을 보고 알았다당신의 발목을 보고 알았다부서지고 있었다사람이 넘어졌다 일어나는 몸짓이 처음 춤이라 불렸고바람을 따라한 모양새였다날씨는 가벼워지고 싶을 때 슬쩍 발목을 내민다당신도 몰래 발 내밀고 .. ♧...신춘문예,수상작 2014.01.07
[스크랩] [제9회 유심작품상] 희명/ 강은교 [제9회 유심작품상 수상작, 2011] 희명 강은교 희명아, 오늘 저녁엔 우리 함께 기도하자 너는 다섯 살 아들을 위해 아들의 감은 눈을 위해 나는 보지 않기 위해 산 넘어 멀어져 간 이의 등을 더 이상 바라보지 않기 위해 워어이 워어이 나뭇잎마다 기도문을 써 붙이고 희명아 저 노을 앞에서 우리 함께 기.. ♧...신춘문예,수상작 2011.03.11
[스크랩] 2011년 [서울디지털대학 사이버문학상] 당선작 /대설특보 외 /최영정 대설특보 최영정 제설차 한 대 올 리 없는 맨 꼭대기 층 강의실에, 우린 철새처럼 앉아 길을 묻어보곤 했다 점자를 짚어내듯 취업 공고문을 손 짚어 읽다보면 자주 길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그럴 때마다 간판도 없는 술집에 앉아 눈발이 거세지는 서로의 눈을 닦아주거나 촛불이 되어 대신 울어주며 발.. ♧...신춘문예,수상작 2011.02.28
[스크랩] [2011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마드리드 호텔 602호 / 이재성 2011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마드리드 호텔 602호 / 이재성 독한 럼주병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하급선원들이 돌아온 바다와 떠나갈 바다를 위해서 건배를 하는 사이 호텔 602호는 마스트를 세우고 바다 위에 떠있다. 아니 이미 항진 중인지도 모른다. 바다에서 허무, 낡은 시집의 행간, 해무.. ♧...신춘문예,수상작 2011.01.04
[스크랩] [2011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 팔거천 연가 / 윤순희 2011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 팔거천 연가 / 윤순희 팔거천 연가 / 윤순희 여름밤 내내 *팔거천변 돌고 또 돌았습니다 아직 물고기 펄떡이는 물 속 물새알 낳기도 하는 풀숲 달맞이꽃 지천으로 피어 십 수년째 오르지 않는 집값 펴지기를 깨금발로 기다리지만 대학병원 들어서면 3호선 개통.. ♧...신춘문예,수상작 2011.01.04
[스크랩] 2011신춘 한라문예 당선작 2011신춘 한라문예 당선작 고 사 목 / 고경숙 연대기를 알 수 없는 검은 책이다 먼 시간을 집대성한 페이지를 넘기면 불탄 새의 발자국이 떠도는 바람의 유적지 막다른 길에서 시간은 일어선다 이마에 매지구름 걸쳐놓고 진눈깨비 맞는 산, 박제된 새소리가 나이테를 안고 풍장에 든 까닭 차마 발설할 수.. ♧...신춘문예,수상작 2011.01.04
[스크랩] 강원일보 신춘문예당선작 // 덩굴장미 / 김영삼 저 불은 끌 수 없다 차가운 불 소나기 지나가자 주춤하던 불길 거세게 되살아나 담장을 또 활활 태운다 잔주름 늘어나는 벽돌담만 녹이면 단숨에 세상을 삼킬 수 있다는 건가 막무가내로 담장을 오르는 불살, 한 번도 불붙어 본 적 없는, 마를 대로 마른 장작 같은 몸뚱이 확! 불 질.. ♧...신춘문예,수상작 2011.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