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경북문학대전 당선작-고물사古物寺/이봉주 고물사古物寺 이봉주 부처가 고물상 마당에 앉아 있다 금으로 된 형상을 버리고 스티로폼 몸이 된 부처 왕궁을 버리고 길가에 앉은 싯다르타의 맨살이다 바라춤을 추듯 불어온 바람의 날갯짓에 고물상 간판 이응받침이 툭 떨어진다 반야의 실은 낮은 곳으로 가는 길일까 속세에서 가장 .. ♧...신춘문예,수상작 2016.11.25
2016 미당문학상 수상작 -유리의 존재/김행숙 유리의 존재 김행숙 ​ 유리창에 손바닥을 대고 통과할 수 없는 것을 만지면서…… 비로소 나는 꿈을 깰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벽이란 유리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넘어지면 깨졌던 것이다. 그래서 너를 안으면 피가 났던 것이다. ​ 유리창에서 손바닥을 떼.. ♧...신춘문예,수상작 2016.10.13
[제11회 최치원신인문학상 당선작] 붉은 수화 외 4편/최지원 붉은 수화 최지원 잎이 넓은 나무일수록 잡음에 개의치 않는 무딘 청력을 타고났다 그렇다고 나무의 귀가 아주 무딘 것은 아니다 몸 밖으로 뻗어 있는 수많은 안테나는 몇 억 광년 떨어진 별들의 교신까지 스캔 뜬다는 사실을 나무가 남긴 나이테를 보고서야 알았다 몸 전체가 소리를 기.. ♧...신춘문예,수상작 2016.10.02
2016수주문학상 당선작-쇠정어리고래/하수현 쇠정어리고래 하수현(본명 하성훈) 바람 떼가 시장통까지 따라 들어와 쇠정어리고래 주위를 맴돈다 생고등어 뱃속에 왕소금을 던지던 한 아낙은 바람결에 움찔하다가 고래 쪽으로 눈길을 단단히 꽂았고, 행인들도 언 발을 머리에다 이고는 모두 입을 닫는다 어쩌다 운명의 그물 안으로 .. ♧...신춘문예,수상작 2016.09.13
제14회 수주문학상 대상, 거울 속 거미줄/정용화 거울 속 거미줄 정용화 덕천마을 재개발 지역 반쯤 해체된 빈집 시멘트벽에 걸린 깨진 거울 속으로 하늘이 세들어 있다 무너지려는 집을 얼마나 힘껏 모아쥐고 있었으면 거울 가득 저렇게 무수한 실금으로 짜여진 거미줄을 만들어 놓았을까 구름은 가던 길을 잃고 잠시 걸려들고 새들은 .. ♧...신춘문예,수상작 2016.06.18
제 15회 수주문학상 당선작)서술의 방식/ 심강우 제 15회 수주문학상 당선작)서술의 방식/ 심강우 부천이 낳은 민족시인 수주 변영로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전국공모를 실시하고 있는 수주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구자룡)는 2013년 9월 20일 제15회 수주문학상 당선작으로 대구의 심강우(본명 심수철)시인의 <서술의 방식.. ♧...신춘문예,수상작 2016.06.18
2014 <농어촌문학상> 최우수상 당선작 / 장은선 농부 장은선 하얀 야구모자를 쓴 학 한 마리 분주히 벼 포기를 오고 간다 땀으로 살 붙인 이삭에 묵례하듯 지나온 자기 삶을 솎아 내며 쉬임없이 피사리하고 있다 농기계도 못 들어가는 다랑이 논매미에 겨울산을 내려온 부엽토 녹은 물로 닫혔던 마음을 열듯이 물꼬를 터 써레질을 했다 .. ♧...신춘문예,수상작 2016.06.18
[2015 농어촌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김인숙 외 [2015 농어촌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김인숙 외 대상 감자 / 김인숙 감자밭 두둑이 실하다, 하지 앞두고 감자 꽃을 꺾는 손끝에는 오래 된 증산 습성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지상의 살을 쓸어 올리고 내리눌러 북을 돋우고 꽃을 따면 구물구물 굵어지는 땅속의 열매 불붙은 꼬리는 중천에 .. ♧...신춘문예,수상작 2016.06.18
2016 경향 신춘문예]의자가 있는 골목- 李箱에게 2016 경향 신춘문예]의자가 있는 골목- 李箱에게 입력 : 2015.12.31 20:16:24 수정 : 2015.12.31 20:29:07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ㆍ시 부문 당선작 | 변희수 아오? 의자에게는 자세가 있소 자세가 있다는 건 기억해둘 만한 일이오 의자는 오늘도 무엇인가 줄기차게 기다리오 기다리면서도 기다리는 티.. ♧...신춘문예,수상작 2016.01.02
범종 소리/노중석(제16회 대구시조문학상 수상작) 범종 소리 노중석 산그늘 앉았던 자리 찬바람이 지나가고 깔리는 아둠 속을 수숫대 서걱인다 허공에 묻어둔 말씀 귀기울여 듣는 시간 길 건너 아파트 창에 머물다 가는 석양 저문 해의 마지막 달력을 떼어내고 구겨진 깊은 산 속에 눈이 내려 쌓인다 아직 개봉되지 않은 저 순수의 풍경 .. ♧...신춘문예,수상작 2015.12.16